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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8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2. 2008.01.01 몽상가들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시네마피쉬 2008.02.18 20:09

포스터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

한참을 웃었다. 박장대소, 씁쓸한 웃음, 헛웃음... 웃기려고 작정한 영화는 아닌것 같았는데 몰래카메라를 찍는듯한 세 남자의 토크쇼는 코미디보다 더 유머러스했다. 영화는 1989년 12월 22일 12시 8분에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국민들의 봉기에 항복선언을 하고 처형당한 루마니아 혁명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그 언저리 이야기다.

혁명의 중심부에서 한참을 벗어난 어느 작은소도시의 방송국은 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토크쇼를 방영한다. 시작은 그럴듯 했지만 점점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일어났던 혁명 당시 게스트가 시위에 참가했는가에 집착한다.
"1989년 12월 22일 12시 8분, 아 글쎄! 그 때 거기 있었냐구요!?"를 연발하면서 말이다.
급 조달 된 게스트로는 외상값도 갚지 못하는 술주정뱅이 역사교사와 아르바이트로 연명을 하는 가난하고 고집있는 할아버지다. 예전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단체로 출연하신 우리나라 프로그램이 기억난다. 처음 출연하셔서 거침없이 행하셨던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언행들이 웃음을 선사했더랬다. 두게스트도 그런 웃음을 선사했다. 종이배를 접고, 불쑥불쑥 돌발행동을 하며 설득력 없이 혁명에 참가했노라 주장한다.
"웃기는 소리하네 당신 그때 밤새 술 퍼마셨잖아!"부터 "역사선생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아요?"등 전화해서 확인불가, 혹은 쓸데없는 소리를 해대는 시청자와 언쟁만 하며 시간을 채운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후다닥 정리를 한다. 혁명에 아들을 잃은 한 아주머니의 전화 
“밖에 눈이 오고 있다는 걸 알리려고 전화했어요. 지금 즐기세요. 내일이면 진창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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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들

시네마피쉬 2008.01.01 21:36

포스터

★★★
영화를 보고나니 코폴라의 '마리 앙투와네트'가 번뜩 생각났다. 68혁명과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주인공들은 성밖의 들릴락 말락하는 소리만큼이라면 모를까 상관이 거의 없는 인물들이라 할 수 있겠다. 태어날때부터 주어진 특권으로 비싼 와인나 마시고 마리화나, 섹스에 탐닉하며 본능적인 욕망에 집중한다. 그에 더하여 누가누가 영화 많이봤나, 누가누가 잘기억하나를 놀이삼고, 에릭클랩튼과 지미 핸드릭스, 모택동과 혁명을 이야기 하며 지적욕망을 풀어간다. 비생산적이지만 재미있는 유희인것이다. 1968년에나 2008년에나 누구나 하고 있지만 딱히 드러냈다고 해서 매도당할 인생은 아니다.
다만 그들에게서 '몽상가'적 포스가 더 느껴지는것은 개방적인 가치관과 문화적 차이때문일것이다. 은근슬쩍 비춰지는 근친코드, 옷을 벗고 누워있는 상황등은 그들의 부모조차 뚜렷하게 문제삼지 않고 넘겨버리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생소하고 충격적인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유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유아기때 그림자이자 전부였던 서로를 벗어나지 못했을뿐이다.

에바그린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니콜키드만이나 모니카벨루치가 범접할 수 없는 여신의 미를 가졌다면 에바그린은 지극히 인간적인, 현실적인 미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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