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2.20 다섯째 아이
  2. 2007.11.25 투야의 결혼

다섯째 아이

북테일 2007.12.20 14:07



★★★★
도리스 레싱은 인물을 집요하게 클로즈업하며 따라다니는 카메라 같다. 인물의 미세한 표정과 심리를 잘도 잡아낸다. 그래서였는지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난 에드워드가 되어 있었고, 해리엇이 되어 있었고, 도로시가 되었으며  그들의 심리에 대해 작가가 미처 묘사하지 못한 부분까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이룬다. 부부, 네명의 아이들, 조부모들, 가족구성원들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행복해 보이는 행동을 한다. 아버지의 책임감과 성실함을, 어머니의 모성애를, 조부모의 내리사랑, 저마다의 미덕을 발휘해 나간다. 하지만 작가는 이들의 미덕이라는것이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 내에서만 가능했다라는 문제제기를 한다. 비정상적인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자 그 행복은 깨어지고 만다. 그들사이의 관계가 깨지는것이다. 어느누구도 괴물아이와 이아이가 다섯째 아이라는 진실과 불편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실제 다섯째 아이가 그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입히는 사건은 없었다. 기묘한 생김새와 사납고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위협하고, 통제할 수 없는 폭력성을 드러냈으며, 제도권 내에서 일반적인 아이의 역할과 성장을 거부했다.

그럼 그들의 관계가 깨어지는것이 자연스러웠던 것일까?  그들은 약해 빠졌기때문에? 누구도 절대 맞설수 없을것만 같은 다섯째아이의 이질감과 공포감 때문에?  그 사이에서 가장 갈등을 보였던 인물은 어머니 해리엇이었고,  그녀와 가장 유사한 심리를 가진 가족은 아버지 에드워드였다. 아버지는 다른 네아이를 위해 다섯째 아이와의 관계를 끊었다. 어머니는 가족의 보이지 않는 강요에 의해, 역시나 나약했던 자신의 동의하에 아이를 버리지만, 죄책감과 모성애로 아이를 되찾아 오고 다시 가족의 보이지 않는 냉대와 질타를 참아낸다. 그녀 역시 머리속으로는 수천번 원망을 하고, 수만번 아이의 죽음을 바라며 관계를 끊어버렸지만 결국은 끈을  되찾고 다시 놓지 않았던 것이다. 선택의 순간이 오고 그 선택을 어떻게 하는것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해 보라고 할뿐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는 없었다. 옳고 그름보다 좋고 싫고에 의존한 선택을 점점더 빈번하게 하고 있는 나 역시 잘 모르겠다.
도리스 레싱의 더 없이 날카로운 메스가 내 가슴을 열어보이는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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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야의 결혼

시네마피쉬 2007.11.25 21:48



투야의 결혼 ★★★★

내몽골에 사는 젊고 강인한 아내 '투야' 그녀의 결혼 이야기다. 우리나라 소설 '내 아내가 결혼했다'가 생각난다. 하지만 투야는 책속의 아내처럼 쿨한 자유연애가는 아니다. 반대로 그녀의 늙고 불구인 남편을 사랑해서 혹은 신뢰와 정을 버리지 못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 그녀의 결혼 조건은 단 한가지다. 늙은 남편과 아이둘 모두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
그녀가 고집피우는 일처다부제가 거북하지 않았다. 내몽골의 척박한 환경과 독특한 문화, 거기서 살아낸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씁쓸한 이야기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단한 그녀의 삶과 리얼리티를 충실히 살린 그주변 사람들의 삶은 이질감을 걷어낸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문화를 넘어선 보편적인 진리가 녹아 있다. 삶을 같이 하겠다는 결심과 약속, 책임 그리고 그 시간속에 쌓인 신뢰는 사랑만큼 지독하고 질기다는 것이다.
마지막, 복잡하고 힘겨운 감정을 끄집어낸 듯한 그녀의 눈물은 어떤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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