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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면옥 '어복쟁반'

글루미테이블 2008.06.1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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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북음식은 100% 내 입맛에 딱 맞아!”
라고 말을 해놓고 생각해보니 먹어본 이북음식은 몇 가지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2초전 내 입에서 나간 말은 앞으로 먹을 수십가지의 이북음식도 모두 내 입맛에 맞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그렇게 오바를 떨만큼 이북음식은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스타일이 딱 맞는  옷 가게를 발견한 후 그곳만 찾아 “협찬 받니?”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북음식은 그 옷가게와 같다.

어복쟁반은 평안도 향토음식이라고 한다. 이름만 보고서는 왠지 ‘물고기로 만든 완자를 얹은 새콤달콤 쟁반국수’정도가 떠올랐다. 왜 찬 음식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상과는 정 반대로 ‘어복쟁반’은 수육과 버섯을 얹은 전골 이였다. 샤브샤브와도 비슷했고 신선로와도 비슷했다.

높이가 4cm정도 되는 전골 냄비 아니 놋쇠 쟁반이라 하는 것이 더 맞겠다. 쟁반위에 양지& 유통편육, 버섯, 파, 쑥갓이 층을 이루며 누워있고 가운데 파를 송송 썰어넣은 간장그릇이 놓여있다. 그 위로 주전자에 담긴 육수를 부어준다. 불을 붙이고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야채와 고기를 건져 간장에 찍어먹으면 되는 것이다. 육수는 갈비탕처럼 비교적 맑았지만 그맛은 더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고기국물이 지닌 기름진 풍미와 묵직함을 가졌다. 양지머리는 비리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고소했다. 처음엔 유통이 뭔지 몰랐다. 맛있게 이것저것 건져 먹던 중 일행 중 한명이 양지가 아닌 뽀얀 살색 고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소젖가슴살이예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잠시 눈빛교환과 침묵이 흘렀고 각자 한마디씩 했다.

“어쩐지 치즈맛이 나더라”
“스팸같지 않아?”
“윽, 느끼해! 그만 먹을래”

고기라면 절대 남기지 않는 그녀들은 결국 한 조각을 남기고 만두사리와 냉면사리를 추가했다. 사실 난 만두에서도 희미하게 유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입밖에 내진 않은 채 냉면만 열심히 집어 먹었다. 냉면은 메밀 속살가루와 전분을 섞어 만든다고 한다. 찬 육수속에 든 면발과는 틀린 식감이였다. 부들부들하고 이가 쏙쏙 들어갔다가 뗄 때 약하게 잡아당기는 찰기가 있었다. 감촉이 좋았다. 배불러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때까지도 변함없는 담백함을 선사했다.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훌륭한 술안주로 손색이 없었고, 뜨끈한 육수 속 사리까지 함께 먹는다면 4인 식사로도 충분했다. 다소 비싼 가격이 아깝지 않았다.

먹다 보면 부모님 생각이 나는 음식들이 몇가지 있다. 혼자 먹기 죄스러울 만큼 먹는 것이 즐겁고 몸에 좋은 그런 음식들 말이다. 다음엔 부모님을 꼭 모시고 와야겠다. 그 땐 이곳의 또 다른 유명한 음식인 동치미 냉면을 함께 먹어봐야지

전화번호 :02-777-2269
위치: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 하나은행 골목으로 진입 100m
가격 : 어복쟁반 49,000원 , 냉면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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