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총각 주인장님의 국수맛은? '사발'

글루미테이블 2008.08.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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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blog.naver.com/30bar?Redirect=Log&logNo=80048271901

★★★
집에서도 쉽게 사다가 해먹을 수 있는 국수를 밖에서 7000~8000원을 지불해야 한다면 어떤맛을 기대할까.
"국수 외에 뭔가 고급스러운 식재료가 들어가 있을거야."
"아니면 엄마가 혹은 내가 만들어 먹던것과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낼거야."

국수전문점 '사발'은 엄밀히 말해 국수 메뉴에 있어서는 이 두가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잔치국수 5,500  황태비빔국수 7,000  꼬막밥 8,500 ( 꼬막밥에는 미니 잔치국수가 함께 나온다)
잔치국수의 국물은 멸치국물로 비린내가 나지 않고 향이 진했으며, 여러가지 재료로 끓여낸듯 묵직함도 가지고 있었다. 누구나의 머리속에 잔치국수 하면 떠올릴 맛을 만족시켜주는 맛이였다. 양은 여자가 먹기에는 적당했지만만 남자가 먹기에는 다소 적었다. '국수 먹으면 배가 너무 빨리 꺼져, 반드시 간식을 먹게 되어 있다니깐' 이런 생각이 들만한 양이였다. 주먹밥 같은것을 곁들여 낸다면 단가가 안맞을까? 차라리 가격을 좀 올려 셋트메뉴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황태 비빔국수는 첫인상이 골뱅이 소면이였다. 소면위에는 계란, 가늘게 찢어 물에 불린 황태, 콩나물, 쌈으로 자주먹는 야채가 올라와 있었다. 밖에서 먹는 고추장 비빔요리는 조미료맛이 많이 나는데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손님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이려는 주인의 의지가 엿보이는 양념이였다. 이런 비빔요리는 먹고나서의 소화상태도 중요하다. 자연에서 맛을 뽑기에는 단가가 안맞으니 최대한 자연의 맛에 가깝게 하고자 인공감미료를 쓰는데 입은 무사히 넘어갈지 몰라도 위장은 반응을 한다. 적어도 내 위장은 말이다. 조금 자극적이긴 했지만 그건 고추장양념 요리를 먹기위해서는 감수해야 한다. 맛은 새콤하고 담백했다. 깔끔한 맛을 위해서 참기름은 조금만 넣은것 같다.

꼬막밥은 흔히 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였다. 기존에 밥으로 만드는 여러 요리법에서 몇가지를 차용해 섞은 창작요리다. 오분작으로 지은 돌솥밥을 먹어봤을 것이다. 돌솥밥이 나오면 다른 그릇에 옮겨담아 마가린과 김을 넣고 비빈다. 마가린의 고소함과 기름진 부드러움, 느끼함을 중화시켜주는 오분작의 향이 어우러져 담백한 맛이 일품인 요리다. 꼬막밥도 이와 비슷하다. 약간 다른것은 카레와 흡사한 향신료맛이 은은하게 난다는것이다. 꼬막으로 잡을 수 없는 나머지 느끼함을 향신료가 처리했다. 마가린 대신 참기름을 넣은것도 다르다. 마가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소함이 느껴졌고 백배는 더 담백했다. 심심하면 먹어주는 피클과 무김치도 훌륭했다. 무와 양배추로 만든 새콤달콤한 피클은 아삭아삭했고 달콤함도 적당하여 개운함을 없애기엔 딱이다. 더 강력한 개운함을 원한다면 무김치를 집어먹으면 된다. 설렁탕집에서 맛볼 수 있는 사이다무맛이 약간 나면서 그보다는 칼칼하고 매콤했다. 피클과 무김치는 소품의 감동을 묵묵히, 조용히 줬다. 참! 또하나의 소품 식전에 내오는 호박죽도 달달하고 담백한것이 호박의 풍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총평을 하자면 메뉴 하나하나는 훌륭했다. 다만 그값만 한다.
'적당한 값을 내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받으면 되지 않나'라고 말하면 할말은 없지만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듯 예상치못한 서비스로 흥분하여 옆사람에게 침튀기며 얘기하고 싶은것이 사람 마음이다.
총각 주인장님께는 죄송하지만 '그냥 그냥 괜찮아, 실패하지는 않지. 부러 찾아가지는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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