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게살과 회에 물려본 적이 있나요?

히치하이커 2008.02.09 23:56

일본은 세번째인데 가이세키 요리는 지난번 구로가와 온천의 료칸에서 처음 먹어봤다. 료칸 숙박비는 석식 조식 포함 1인 기준으로 15000엔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라 자주 이용하기 어려웠고 그 경험이 소중했다. 가이세키 요리의 추억도 소중했으며 기억 속 요리들은 아름답고 맛있었다. 이렇게 자주 먹을 기회가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3일을 묵었고, 6번먹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요리였지만 첫날과 둘째날 아침까지만 호들갑을 떨며 먹었을 뿐 감흥은 점점 줄어들어 급기야 물리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자 그럼 훌륭했던 첫날 저녁 식사의 기억을 더듬어 보겠다. 얌전하게 담긴 3점의 회는 너무 쫄깃하지도 않고 너무 설컹거리지도 않는 적당한 탄력을 자랑했다. 씹으려고 힘을 줘 들어간 이는 그 탄력에 밀려나왔다. 씹는 재미가 쏠쏠한 회였고, 뒷맛은 달콤했다. 특산물인 게는 짭조롬하고 고소했으며 싱싱했음에 틀림없는 풍미를 선사했다. 이쯤이면 담백함을 잠시 끊어주고 싶어진다. 튀김을 먹어줘야 하는 순간이다. 약간 식었지만 튀김옷은 고소했고 바삭했다. 일본튀김은 달달한 튀김용 간장과 소금에 찍어먹는데 종류에 따라서인지 물어보지 못했다. 튀김기름기로 텁텁해진 입은 각종 피클로 씻어준다. 그리고 다시 부들부들한 계란찜, 그보다는 덜 부들부들하지만 고소한 두부튀김, 하얗고 윤기나는 쌀밥과 나베, 훈제 고기를 먹어준다. 일본의 흰쌀밥은 피클과 녹차 한잔만 있어도 한그릇 뚝딱 먹을 만큼 그 맛이 훌륭하다. 한국은 식당에 따라 밥맛이 천차만별이지만 일본은 어딜가나 훌륭한 쌀밥이 기본이다. 이렇게 저녁 가이세키는 회, 고기(소고기나 훈제돼지고기), 나베, 계란찜을 기본으로 지방마다 다른 세네가지의 요리를 올리는 듯 하다.

아침은 양적으로는 저녁의 1/3, 질적으로는 1/2 정도 줄은 식단이라 보면 되겠다. 반숙보다는 덜 익은 계란을 후라이 하거나 단 간장에 섞어 비벼먹을 수 있도록 나오며 그와 단짝인 김을 올린다. 손바닥보다 작고 앙증맞은 생선구이와 한국의 나물역할을 하는 몇가지 피클이 나오는데 심심하면서도 개운한 그맛이 참으로 오묘하고 맘에 든다.
일본김은 한국김에 비해 맛이 별루다. 김은 얇기와 바삭함이 미덕이라 생각하는데 일본김은 그중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한두번은 ‘신기하군’ 경험상 먹어줄 순 있겠지만 말이다.
기교 없이 싱싱한 원재료의 맛을 살린 정직하고 소박한 밥상 이였고 ,일본음식은 그 양이 너무 작아 간지러워서 못 먹겠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곳의 먹거리 인심은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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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하게 생기지 않았나? 오키나와에서 몇시간 전에 도착한 희귀먹거리다. 오키나와에서만 나는 '바다의 포도'란 해초다. 일본말로 얘기해줬지만 역시나 잊어버렸다.^^; 알밥은 다들 먹어 봤을것이다. 식감은 톡톡 터지는것이 날치알과 흡사하다. 맛도 비릿하다. 첫맛이 인상적이지 못하지만 수차례 경험하면 두고두고 생각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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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역마다 특산물을 상품화하여 판매한다. 도토리로 만든 묵과 밥이다. 앙증맞고 귀엽다.

인간은 간사하다. 경험이 세번을 넘어서자 상세한 맛과 풍미는 잊혀지고 내 혀는 오로지 뭉뚱그려진 하나의  맛만 기억한다. 왜 그동안 먹었던 산해진미가 ‘달고 짠 가쯔오부시 국물’로 수렴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더 간사한건 한국으로 돌아가 24시간이 지나면 내혀는 다시금 산해진미의 다양함과 훌륭함을 빠짐없이 기억해내고 미친듯 그리워할 것 이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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